칠피공예란
가죽(皮)과 칠(漆) 그리고 나무(木)로 만들어 진다. 결국 가중에 옷(옻칠)을 입혀 외부로부터 상처를 보호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모피공예가 활발히 발달되었으나 근세에 들어 서양문명이 들어오면서 점차 사라지는 경향이다. 옛날 우리조상들은 인류문화와 나란히 짐승의 가죽을 손쉽게 접할 수 있어 집안의 장신구는 물론 생활용기 즉 의류, 악기, 가구류 등 여러 종류의 다양하게 기술이 발달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남아있는 유품은 그리 많지 않으며 남아있는 유물마저 보존상태가 아주 나쁘며 보물로 지정된 유물 역시 상태는 좋지 않다.
이것이 바로 가죽은 질기고 수명이 긴 것 같지만 그냥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취약점이 많아 부패하고 썩어 흔적마저 찾기 힘든 민예품이 많았다는 증거이다. 특히 가죽은 물에 약하여 물방울만 떨어뜨려도 가죽에 얼룩이 생기고 습기에 약하여 하얗고 파랗게 곰팡이 피어오르며 열에 약하여 오므라지거나 늘어나는 아주 변화가 심한 재질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가죽의 약한 점을 보강하기 위하여 가죽에 옻칠을 하므로 맨살에 옷을 입히는 효과를 얻었으며 옻칠의 성분에는 방부, 방습, 방충, 방열에 효과적이며 접착제 역할까지 함으로서 곰팡이가 생존하지 못하며 물로 세척할 수 있으며 고열에도 견디는 이유다. 또한 칠피공예는 질기며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점이 특징이다.
가죽은 완충 작용을 함으로서 부딪치거나 떨어뜨려도 거의 손상이 적다는 것이 반영구적이다. 가죽은 전쟁터에서까지 동물의 보호막으로부터 인간의 갑옷까지 많은 발전과 변화가 많다. 오랜 역사를 가진 경주 천마총에서 출토된 AD5세기 말경으로 추측되는 천마도에서 장니가 있다. 백화수피(자작나무 껍질)로 만들어진 장니의 가장자리는 가죽을 내어 만들고 옻칠을 하였으며 중앙에는 백마가 크게 배치되고 백마는 천공을 형상하는 모습으로 하늘을 힘차게 나르는 매우 생동감 넘치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보물로 지정된 갑옷과 안장이 있다.
칠피갑옷은 보물460호로 지정되었으며 이갑옷의 특징이라면 철편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가죽편으로 만든 점이 특이하다. 종전의 철편은 무거우면서도 차가웠으나 칠피갑옷은 가벼우면서도 따뜻하며 단단한 것이 특징이다. 가죽편을 종류별 부분별 맞게 잘라서 혁편에 옻칠을 여러번(20번이상) 반복하여 가죽끈으로 엮어서 옷을 만들어 완성시켰으며 훌륭한 조상의 지혜가 엿보인다.
칠피안장은 보물747호 지정되었고 임진왜란때 최문병의장이 사용한 안장으로서 앞뒤 안교는 나무로 윤곽을 잡고 쇠로 고정시켜 형상을 만들고 고슴도치 가죽을 씌웠으며 전면은 골편으로 꽃모양을 오려 붙여서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었으며 옻칠을 함으로서 원형보존이 양호한편이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는 가죽제품을 여러 방면으로 발전시켰고 지금 역시 널리 연구 중이다.